노블홍 공지사항

[피플&포커스]홍유진 노블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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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상대의 단점보다 장점을 보려는 자세를 가지고 서로 맞추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장단점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 결혼에 성공합니다. 자기 자신도 모르면서 상대를 바라는 건 욕심입니다.”

30년 넘게 ‘결혼’이라는 ‘인연의 다리’를 놓아온 사람이 있다. 바로 노블홍 결혼정보회사의 홍유진 대표다. 그는 대한민국 ‘커플매니저 1호’이자, 8000명 이상을 성혼으로 이끈 국내 결혼정보업계 베테랑이다. 그는 회사 이름에 자신의 이름(홍)을 걸었고 여전히 매칭 현장을 직접 챙긴다.

그가 만든 만남 중 많은 커플은 한 달 만에 결혼에 골인했고 지금도 잘 살아가고 있다. 인터뷰는 유쾌하면서도 때로는 진중했다. 홍 대표가 말하는 ‘좋은 결혼’이란 무엇일까. 홍 대표는 결혼의 본질은 ‘상호 존중’과 ‘맞추려는 의지’에 있다고 말했다. 결혼이 고픈 이들에게 시원한 해답을 제시하는 홍 대표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기업 관두고 결혼정보업 도전

홍 대표가 커플매니저로 첫발을 디딘 건 1996년이다. 대기업에 다니다 무료함을 느끼고 신문에서 구인광고를 보고 지원한 게 계기였다. 30명을 제치고 채용됐고 그때부터 그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나를 안 뽑으면 후회할 거다”라는 호기로운 한마디가 그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그땐 인턴도 없고 컴퓨터도 없이 수기로 회원을 소개했어요. 전화가 두 대뿐이라 하루 종일 울렸죠. 그렇게 10년, 또 10년 하다 보니 30년이 됐네요.”

그때 그 시절 그는 단 하루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맞는 조건, 성격, 가족관계 등을 머릿속에 외우고 수백통의 전화를 받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기계도 없이 사람의 마음을 다뤄야 하는 일이 얼마나 복잡한지, 해본 사람만 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잘 맞는 사람을 만나야 결혼이 된다’는 통념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다. 그는 “부모도 30년, 40년을 살아도 안 맞는다”며 “맞추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혼 성공의 지름길은 ‘서로의 단점보다 장점을 보려는 자세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사람을 매칭할 때 회원에게 꼭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당신이 좋아하는 상대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당신은 그 장점을 존중할 수 있나요?” 등이다. 홍 대표는 회원 대부분이 이 질문 앞에서 멈칫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을 모르는 사람은 타인을 받아들일 준비도 돼 있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타인도 사랑할 줄 안다는 아주 간단한 이치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홍 대표의 설명이다.
◆“좋은 배우자, 존중할 줄 아는 사람”

홍 대표는 연애와 결혼의 차이를 ‘보고 싶은 마음’으로 정의했다. 그는 “집에 가서도 그 사람 얼굴이 떠오르면 정이고 떠오르지 않아서 또 보고 싶다면 그게 사랑”이라며 “결혼을 진심으로 원한다면 마음을 열고 행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드라마에 나온 것 같은 ‘심장이 뛰는 사랑’보다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진짜’라고 강조한다. 홍 대표는 “우리는 사랑을 너무 막연하게 그린다. 하지만 결혼은 로또가 아니라 선택과 준비의 결과다. 일상의 대화, 작은 배려에서 사랑이 자란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젊은 세대는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지 않는다”면서 “예전엔 ‘사랑해요’란 말이 자주 나왔지만 요즘엔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상대에게 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좋은 배우자’에 대해선 돈을 잘 벌고, 외모가 뛰어나고, 집안이 잘 나가고를 떠나서 가장 먼저는 ‘상대를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AI 시대, ‘마음’은 대체되지 않는다”

결혼정보업계에도 인공지능(AI)이 도입되고 있지만 홍 대표는 “사람의 ‘마음’만큼은 대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AI는 정보를 줄 수 있지만 상대의 속마음을 느끼고 공감하며 매칭할 수는 없다”며 “결혼은 결국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AI와 대화를 나눠본 경험을 예로 들며 “기계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 말에 따뜻한 온기는 담을 수 없다”며 “마음을 움직이는 건 결국 진심 어린 공감과 배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커플매니저는 사람의 결을 읽는 직업”이라며 “사람의 감정선은 알고리즘으로 정리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결혼이라는 인연을 맺어주며 수많은 사연을 만났다. 어렵게 매칭에 성공했지만 여행지에서 독버섯을 잘못 먹고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여성 회원, 사별의 아픔을 딛고 새 출발한 남성, 상담을 통해 어긋난 관계를 회복한 모녀 등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7번의 소개에도 인연이 닿지 않아 탈퇴하려던 남성을 끝까지 설득해 새로운 여성을 연결했고 두 사람이 한 달 만에 결혼에 골인한 일이다.

“이 여성은 전 남자친구의 상처를 안고 있었고 남성은 자존감이 낮아져 있던 상태였죠. 하지만 서로를 통해 따뜻함을 느꼈고 제가 보기에 ‘이 둘은 되겠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홍 대표는 “사람은 결국 함께 살아야 따뜻해지고 서로에게 힘이 된다”며 “혼자 살아가는 시대일수록 누군가 옆에 있어야 비로소 인간다운 삶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결혼 장려 캠페인, 정부도 나서달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14세 이하 어린이 인구는 관련 통계 공표 이후 최저치를 기록(올해 4월 기준)했다. 이처럼 저출생 기조가 계속되면서 인구 감소의 심각한 위기가 찾아온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홍 대표는 사비를 들여 직접 전국을 돌며 ‘결혼 장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는 “(중앙정부나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단 한 푼도 받지 않았다”며 “오히려 ‘이런 걸 왜 하느냐’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좌절을 겪을 때마다 힘들긴 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홍 대표는 이같은 공익적 캠페인을 통해 결혼 문턱을 낮추고 스펙이 약한 청년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노력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호응이 있었다. 다만 일부 지자체는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캠페인을 중단하면서 지속가능한 캠페인 운영의 문턱은 높은 상황이다.

“결혼은 국가의 미래를 위한 일인데도, 정책 부서조차 없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여성가족부에도, 각 구청에도 ‘결혼정책과’는 존재하지 않아요.”

홍 대표는 “결혼을 포기한 청년들이 늘고 있는 지금, 정부와 사회가 결혼과 만남을 공공재로 인식해야 한다”며 “지속 가능한 만남의 장을 만들기 위해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사람과 사람 온기 잇는 회사 지향”

홍 대표에게 꿈을 묻자 뜻밖의 답변이 나왔다. 그의 꿈은 사업가로서 돈을 많이 버는 것도, 명예를 쌓는 것도 아니었다.

“제가 성혼시킨 커플 중에서 나이를 불문하고 100쌍을 모아 축제를 해보고 싶어요. 잘 살고 있는지, 지금도 행복한지 확인하고 싶거든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것. 그게 제 삶의 보람입니다.”

홍 대표는 “결혼정보회사는 미팅만 주선하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를 잇는 곳이어야 한다”며 “지금은 상업성만 강조하는 곳이 많지만 나는 여전히 회원 개개인을 기억하고 그들의 사연에 귀 기울이려 한다. 이 일이 제 사명이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천지일보(https://www.newscj.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