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친 노블홍

[특별인터뷰] “꽃 피는 3월, 연애·결혼에 골인하려면…”

인생을 계절에 비유한다면 연애나 결혼은 아마 3월 정도가 되지 않을까. 날이 따스해지면 으레 피어나는 온갖 꽃들, 우리네 인생에도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그런 꽃들이 피어난다. 설령 피우지 않으려고 해도 막을 수 없다. 꽃이 피어야 초록 잎이 나고, 열매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의 순리이자 인생의 순리다.

그러나 요즘은 어느 누구에게도 연애와 결혼이라는 꽃을 피우는 일이 쉽지 않아 보인다. 늦은 나이까지 결혼을 기피하다가 결국 혼자 사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경제적·사회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결혼의 선행조건인 연애조차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연애·결혼, 해야 하나?”라는 질문이 사회적으로 화두가 되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대개 ‘개인의 판단’에 맡겨지지만, 마음 한 켠에 자리 잡은 허전함과 외로움은 피할 수 없다. 사실 연애와 결혼, 누구나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 앞에 서 있는 이런저런 ‘장애물’, 즉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들’이 너무 크게 다가온다.

누군가에게서 명쾌한 조언을 얻을 수 있다면 덜 고민하고 덜 번민할 수 있을까. 그래서 한국에서 연애와 결혼에 대해 가장 잘 알만한 사람을 수소문했고, 곧 홍유진 매칭전략연구소 대표를 찾을 수 있었다.

홍 대표는 대한민국 1호 커플매니저이자 바로연, 레드힐스, 닥스클럽, 듀오, 대명위드윈 등 유수의 결혼정보회사 임원과 대표를 거친 연애·결혼 전문가. 홍 대표가 20년 동안 상담한 남녀만 1만명 이상, 성혼시킨 남녀만 1,000쌍 이상이다. 그가 2001년 듀오에서 기획한 ‘평양처녀 서울총각’ 남남북녀 미팅 이벤트는 세계적으로 주목받았으며, 비인기 직업의 매력을 재조명한 ‘멋진 경찰들과의 100쌍 단체 미팅 이벤트’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전국 릴레이 미혼남녀 2002명의 미팅 이벤트’ 등이 그의 작품이다. 경력으로 볼 때 연애·결혼에 있어서는 이 시대의 ‘월하노인’이라고 불러도 부족하지 않을듯했다. 서울숲역 근처 ‘북카페 초록’에서 홍 대표를 마주했다.

[사진= 오재우 기자]

-꽃도 피고 사랑도 피는 3월이다. 짝을 찾고 싶은 외로운 남녀에게 인사 부탁드린다.

요즘 젊은 남녀들은 남한테 상처받는 걸 싫어하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잖아요. 또 취업이 힘들고 주머니 사정이 어렵다 보니, 결혼은 물론 연애조차 하기 어려우리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싱글분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혼자 있으면 편하지만, 짝이 있으면 행복합니다. 연애나 결혼을 통해 행복을 찾는 데에는 돈이 많이 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사실, 과거 돈이 없던 시절에도 연애와 결혼은 다 했었습니다.

저는 ‘결혼도 복지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요. 누군가를 만나려는 ‘설렘’ 자체를 가지는 것만으로 일단 몸이 건강해지고, 몸이 건강해지면 일하는 데에 활기가 넘치게 되고, 그러면 자연히 자신이 속한 조직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게 되고, 국가적으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애인을 만들거나, 누군가를 만나려고 하는 ‘설렘’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커플매니저 1호, 유수의 결혼정보회사에서 임원, 대표를 지냈고, 24년 동안 1,000쌍 이상을 성혼시켰다. 이 정도면 커플매니저가 천직이다. 롱런하는 비결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관심을 많이 두는 편이에요. 봉사활동이나 세미나를 가도, 목욕탕이나 카페에서도, 어디를 가든 저는 무엇보다 사람 알아가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사람에 대한 많은 경험이 쌓였고, 그러다 보니 이제는 어떤 사람의 외양만 보고도 대강 나이는 몇 살인지, 혹은 어떤 사람이 말하는 몇 개의 단어나 하는 행동을 보고 ‘이 사람은 이럴 것이다’ 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얼마 전에는 외양만 보고 어떤 남성분이 ‘76년생’이라는 사실을 알아맞혔어요. 그 남성분은 저에게 자기 나이를 외양만 보고 알아맞힌 분은 처음이라고 말했죠. 이 정도로 사람 알아가는 것을 좋아하니, ‘커플매니저’라는 용어가 생기지도 않았을 당시 대기업에 입사해서 사람과 사람의 인연을 맺어주는 일을 맡았을 때 잘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4년 동안 20대에서 70대를 아우르는 많은 사람을 만나 이들을 분석하고 연구하면서 인연을 만들어주는 일이 저에게는 굉장히 큰 행복이었고,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이라면 비결인 것 같아요.

-성혼한 1,000여 쌍, 정확히 몇 쌍인가? 지금도 잘살고 있는지 궁금한데…

1,000쌍이 넘은 후로는 카운팅을 안 해요. (웃음) 잘살고 있다고 연락이 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보통 사람들은 자신들의 만남이 커플매니저를 통해 이뤄졌다는 것을 밝히기를 꺼려서 티를 안 내려고 해요. 성형외과나 은행이나 결혼정보회사의 공통점은 많은 사람이 이용하지만, 이용했다는 사실을 티를 내지는 않는다는 거죠. 물론, 잘살고 있다는 소식을 간간이 전하며 연락하는 사람도 꽤 있습니다. 저를 통해 성혼한 사람 중에 따로 불만을 가지고 클레임을 걸어온 사람은 제가 기억하기로는 딱 한 명 있었어요. (웃음)

독서신문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